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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18:23

<이상명 칼럼> 침묵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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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수록 돌아서 가라’는 말이 있다. 움직임을 위한 정지의 긴장감이 필요하다. 정지와 움직임, 이 두 영역은 상호 대비되기도 하지만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기 위한 숨고르기다. 창조적 영성은 쉼과 노동, 기도처와 일터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자란다. 이러한 긴장 관계가 깨지면 육신이 병들거나 영성이 쇠락한다. 매가 사냥을 할 때 하늘을 느
린 속도로 빙글빙글 돌면서 기다린다. 왜 그럴까? 워밍업하기 위함이다. 매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워밍업하고 우회하면서 먹이가 보이면 수직하강하여 매섭게 먹이를 낚아챈다. 《손자병법》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우직지계(迂直之計)’, 즉 ‘돌아서 간다’이다. 눈 앞에 보이는 지름길을 놔두고 돌아서 간다. 돌아가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유리할 수 있다. 때로 쉬고 기도하면서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정도(正道)로 가는 지름길이다. 삶의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깊이’와 ‘방향’이 보다 중요하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천천히 가면서 삶의 깊이와 방향을 음미하는 아름다운 걸음이 우리의 영성을 자라게 한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음미하는 여행과 같다. 

구약성서가 말하는 가장 큰 복은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하나님의 현존)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주어지는 무병장수, 자손의 번성, 토지의 획득은 부수적인 복이었다. 어제는 역사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상의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들이 그토록 살고자한 내일이다. 오늘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상의 선물이다. 생명의 선물이다.

현대인들은 분주한 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루 삶의 워밍업은 기도이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 그러나 그 창조 전에 침묵이 있었다. 침묵하는 마음은 지혜로운 마음이다. 침묵은 하나님의 언어요, 하나님의 지혜다. 우리가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듣기 위해서다. 기도를 위한 침묵은 입을 다무는 행위라기보다 귀를 여는 행위이다. 입을 다물어도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침묵이 아니다. 언어의 능력은 침묵에 있다. 침묵이 없는 언어는 힘이 없다. 침묵이 없는 언어는 깊이가 없고, 감동도 없다. 우리가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기 위해서다. 우리를 둘러싼 삶의 환경은 너무나 소란스럽고 분주하여 우리 내면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바쁘면 쉽게 자기 근본을
잊고, 인생의 우선적인 것들을 잊으며, 무엇보다 생명의 원천이신 주님을 잊고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삶의 쉼터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 삶의 중심을 주님께 두기 위해 하루 일과 가운데 구체적으로 언제 주님과 함께 있을 것인지 결심해 보자.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기도할 수 있는 쉼터와 같은 나만의 공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1-이상명_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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